[앵커]
내 집 마련 하고픈 무주택자들, 청약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요.
현정부 들어서만 청약제도가 무려 서른 다섯번 바뀐 사실 아십니까.
담당자들도 헷갈릴 정도라니, 족집게 청약 컨설팅까지 등장했습니다.
경제카메라, 권갑구 기자입니다.
[기자]
시세보다 조금이라도 저렴하게 내집을 마련하려는 꿈, 누구나 마찬가지일텐데요.
이럴 때 이용하는 제도가 바로 '청약'입니다.
그런데 이 청약 제도, 이번 정부 들어 35번이나 바뀌었습니다.
가점을 부여하는 방식과 달라지는 대상까지, 가뜩이나 치열한 경쟁에서 내집 마련의 꿈이 쉽지 않습니다.
내년 초 결혼을 앞두고 신혼집 마련에 나선 30대 백승엽 씨.
1년 간 청약에 10번 응모했지만 10번 모두 탈락했습니다.
청약 제도가 수시로 바뀌어 대응하기 쉽지 않았다고 토로했습니다.
[백승엽 / 청약 신청자]
"청약 요건이 나오면 그거에 대해 모집 공고를 보고, 내용이 워낙 다르다보니 미리 공부를 하는 의미가 사실상 없다고 생각을 했어요."
자격요건을 갖춰 청약에 응모해도 워낙 예외조항이 많다보니 당첨에는 역부족입니다.
[강진혁 / 청약 신청자]
"신혼부부로도, 일반으로도 해봤는데. 이 정도 가점이면 붙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안 되더라고요."
수시로 바뀌는 제도에 올 상반기 서울 지역 청약 경쟁률이 106 대 1에 이를 정도로 치열하다 보니, 급기야 '청약 일타강사'까지 등장했습니다.
보유 자산과 거주지, 소득 수준 등을 종합한 뒤 가능한 대출액과 청약 단지를 찍어주는 방식으로 맞춤형 컨설팀을 해주는 식입니다.
[현장음]
"혹시 몇 점인지 아실까요? (몇 점인지는 모릅니다.) 계산 한 번 해드릴게요. 지금 갖고 계신 자산에 대출 가능 금액, 딱 6억 이내가 적정 하거든요. 파주 운정 신도시에."
인터넷에서는 전자책과 각종 자료, 일대일 컨설팅을 묶어 판매하는 광고를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.
한 청약 컨설팅 업체의 경우 60분 간 대면 상담을 받는데 최대 99만 원의 비용이 들지만 내집 마련의 간절함에 최근 상담 의뢰가 많아졌습니다.
[박지민 / 청약 컨설팅업체 대표]
"굉장히 이성적인 절박함이세요. 나는 할 때까지 해봤다 근데 마지막 정점을 찍기 위해서, 종이 한 끗 차이를 원하시는 분들이 많아요."
전문가들은 누더기 청약제도가 주택 수요자들의 불안감을 자극하고 있다며 예측가능한 청약제도가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.
[권일 /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]
"(청약제도가) 더 복잡해진 거죠. 일반인들은 오죽하겠으며 전문가라는 분들한테 컨설팅을 받아야 되는 상황이 나오고 있는 거죠."
내 집 마련을 위해 청약 사교육까지 받아야 하는 한국 부동산의 현주소입니다.
경제카메라 권갑구입니다.
연출 : 박희웅 김태희
구성 : 강전호
권갑구 기자 nine@ichannela.com